짧은 해외 여행과 유학의 경험으로
나는 우리나라의 아파트 문화에 대해
정말 어쩔 수 없나보다 하는 한숨이 먼저 나온다.
나 또한 아파트에서 성장해온 80년대생이고
내 딸은 2010년대 생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하게 대한민국의 주거 패러다임에 맞춰
살아오고 있는 것 같다.
신혼부터 3번의 전세집의 이사를 걸쳐
결국 집을 사게 되었는데 여기 또한 아파트 천국
중앙에 거실이 있으며, 3방 중에 2방은 협소한 스타일.
30대초 결혼 전에는
일산 분당 같은 계획도시가 정말 싫더니 (한마디로 좀 성냥갑 맛난다고나 할까)
지금은 아이 키우기엔 너무나 짧은 동선으로 되어있어
나름의 만족을 하고 있는 처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의 개념에서 주도심, 부도심의 형태로 위계가 잡히면
상자 속 주거 조닝(Zoning)에선 우리는 또 최대치의 용적률을 얻어낸다.
그것이 사기업이던 국가가 주도하던
아무튼 빡빡하다.
이런 도시계획과 "빨리, 빨리"라는 문화습성으로
우리나라의 아파트 평면은 거의 선호도가 확실하게
분류되어 있는 듯하다.
"판상형 32평"
지난 주거팀에서 주로 힘써왔던 디자인에 단골 아이템이다.
우리나라는 정해진 룰을 참 좋아한다
그것이 빨리빨리의 기본 습성이리라.
하지만 2020년 COVID-19이후 우리나라의 기본 주거 평면에 대한
니즈가 변화하고 있다.
일단 야외생활을 못하는 답답한 상황 가운데
테라스는 이제
이태리의 문화가 아닌
우리나라에도 워너비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정확히 천장과 앞 창문이 있는 발코니 공간은
외부와 내부의 중재자 공간으로
아이가 간단한 물놀이도 하고
캠핑의자를 두고 책도 읽어볼수 있는
그런 삶이 사람들에게 드디어 더 필요해지기 시작한다.
두번쨰,
가족구성원 각자 만의 아지트 공간이 필요해졌다. 일명 알파룸
거실에 두고 함께 또는 같이의 공간이 필요해 진것이다
취미생활이 많아지고 재택근무가 많아진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각 공간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평면들이 많이 탄생해오고 있었다.
이것이 지금의 나의 생각하나로
절대로 바꾸어질 수 없는 아파트 시장의 현 상황이다.
그래서 건축가이면서도 주거지에 살고 있는
나조차도 이런 공간에 익숙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홍콩의 좁다란 주거공간처럼 말이다
(홍콩처럼 좁은 땅도 아닌데 우리는 이렇게 아파트를 건축 할 수 밖에 없는
삶의 구조를 갖춰 그 시간속에 공간을 구겨 넣고 있다)
나만 교통 지옥으로 인해 회사에 늦을 수 없고,
나만 아이 학원시스템이 뒤쳐진 인프라에 살 수 없고,
나만 관리 안되는 주택속에 아파트 브랜드명을 놓치고 살순 없다.
한번쯤 되새겨 보아야할 우리의 삶이다.
요즘은 인테리어 붐에서 그나마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나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 것을 디자인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을 인정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건축설계자와 인테리어 설계자가 내외로 엄청나게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동산업자분들도 알아야한다.
'숨 쉬고 있는, 딱맞는 건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이어드 홈 ; layerd home (0) | 2021.02.04 |
---|---|
건축이 모든 것을 아우르던 100년전 명성을 위하여 (0) | 2020.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