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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고 있는, 딱맞는 건축

주거공간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나라

by SooM_E_Magazine 2020. 7. 28.

짧은 해외 여행과 유학의 경험으로

나는 우리나라의 아파트 문화에 대해

정말 어쩔 수 없나보다 하는 한숨이 먼저 나온다.

 

[세종시 투모로우씨티, 우리나라 대형설계사가 계획하여도 어쩔수 없는 답답함의 빌딩 라인은 대한민국 건축 법규가 정해주고 있다]

 

나 또한 아파트에서 성장해온 80년대생이고

내 딸은 2010년대 생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하게 대한민국의 주거 패러다임에 맞춰

살아오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80년대 놀이터와 2000년대의 놀이터 , 더 안전 시설이 좋아졌음에도 요즘은 마음 편히 놀이터에 혼자 놀게 두는게 어렵다]

 

 

 

신혼부터 3번의 전세집의 이사를 걸쳐

결국 집을 사게 되었는데 여기 또한 아파트 천국

 

중앙에 거실이 있으며,  3방 중에 2방은 협소한 스타일.

 

[ 90년대와 2010년대 아파트 평면, 다양성을 준다고는 하지만 주 레이아웃의 컨셉은 큰변화를 찾기 힘들다]

 

30대초 결혼 전에는

일산 분당 같은 계획도시가 정말 싫더니 (한마디로 좀 성냥갑 맛난다고나 할까)

지금은 아이 키우기엔 너무나 짧은 동선으로 되어있어

나름의 만족을 하고 있는 처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분당 아래 아파트 천국 , 근데 마트, 학교 병원이 근접해있어 바쁜 현대인 입맛에 딱이다]

도시의 개념에서 주도심, 부도심의 형태로 위계가 잡히면

상자 속 주거 조닝(Zoning)에선 우리는 또 최대치의 용적률을 얻어낸다.

 

그것이 사기업이던 국가가 주도하던

아무튼 빡빡하다.

 

이런 도시계획과 "빨리, 빨리"라는 문화습성으로

우리나라의 아파트 평면은 거의 선호도가 확실하게 

분류되어 있는 듯하다.

 

[주거팀에 있을 시 실거주민들이 사랑한다는 판상형은 거실과 주방이 환기가 가능한 구조로 몇십년째 사랑 받고있다]

"판상형 32평"

지난 주거팀에서 주로 힘써왔던 디자인에 단골 아이템이다.

 

 

 

우리나라는 정해진 룰을 참 좋아한다

그것이 빨리빨리의 기본 습성이리라.

 

 

하지만 2020년 COVID-19이후 우리나라의 기본 주거 평면에 대한

니즈가 변화하고 있다.

 

일단 야외생활을 못하는 답답한 상황 가운데

테라스는 이제

이태리의 문화가 아닌

우리나라에도 워너비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조망과 알파룸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었다]

 

정확히 천장과 앞 창문이 있는 발코니 공간은

외부와 내부의 중재자 공간으로

 

아이가 간단한 물놀이도 하고

캠핑의자를 두고 책도 읽어볼수 있는

그런 삶이 사람들에게 드디어 더 필요해지기 시작한다.

 

[오픈 발코니가 주는 삶의 여유를 이제는 안방에서도 누리고 싶어한다]

 

두번쨰,

 

가족구성원 각자 만의 아지트 공간이 필요해졌다. 일명 알파룸

거실에 두고 함께 또는 같이의 공간이 필요해 진것이다

 

취미생활이 많아지고 재택근무가 많아진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각 공간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평면들이 많이 탄생해오고 있었다.

[서재와 알파룸, 각 연계 방에 맞추어 리모델링도 할 수 있다]

 

 

이것이 지금의 나의 생각하나로

절대로 바꾸어질 수 없는 아파트 시장의 현 상황이다.

 

그래서 건축가이면서도 주거지에 살고 있는

나조차도 이런 공간에 익숙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홍콩의 좁다란 주거공간처럼 말이다

[Hongkong Housing Crisis]

(홍콩처럼 좁은 땅도 아닌데 우리는 이렇게 아파트를 건축 할 수 밖에 없는

삶의 구조를 갖춰 그 시간속에 공간을 구겨 넣고 있다)

 

 

나만 교통 지옥으로 인해 회사에 늦을 수 없고,

나만 아이 학원시스템이 뒤쳐진 인프라에 살 수 없고,

나만 관리 안되는 주택속에 아파트 브랜드명을 놓치고 살순 없다.

 

 

한번쯤 되새겨 보아야할 우리의 삶이다.

 

요즘은 인테리어 붐에서 그나마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나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 것을 디자인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을 인정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건축설계자와 인테리어 설계자가 내외로 엄청나게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동산업자분들도 알아야한다.